이미지 크게보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사이버테러 등에 대처하고 있는 강릉 정보통신운영센터의 내부(왼쪽 사진). 오른쪽은 지난달 31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쿠키 등 먹거리를 배달하는 로봇. 연합뉴스

평창의 첨단 ICT기술 컨트롤타워 ‘정보통신운영센터’

700명 사이버침해대응팀 가동
올림픽플라자서 ICT 서비스도
“선수·관람객 최고의 경기 보장”

지난 9일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인터넷TV(IPTV)를 통해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전 세계 취재진은 네트워크 장애로 TV가 꺼진 탓에 당황했다. TV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켜졌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가 닫힌 탓에 입장권 등을 출력할 수 없다는 등의 제보가 빗발쳤다. 조직위 홈페이지는 10일 오전 8시쯤 복구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조직위는 개회식 때 발생한 네트워크 오류는 해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이라고 11일 밝혔다. 당시 정보통신운영센터는 사이버 테러를 파악하고 외부와 연결된 내부 서버를 차단했으며 이 때문에 조직위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닫혔던 것. 조직위에 따르면 개회식 이전에도 취약점 스캔 공격, 조직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이메일 공격 등이 시도됐지만 모두 방어했다.

사이버 공격이 확인되면서 정보통신센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보통신운영센터는 사이버 테러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조직. 정보통신운영센터는 지난달 3일 조직위 강릉사무소에 732㎡(약 221평) 규모로 자리 잡았다. 정보통신운영센터는 450명이 근무하며 3∼4교대로 24시간 운영된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정보통신과 관련한 인프라,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장비, 사이버 보안 등 모든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을 지원한다.

정보통신운영센터엔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실 지원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국정원, 경찰청 등 범부처 사이버보안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이버침해대응팀’이 구성돼 있다.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등에서 웹사이트에 침투해 바이러스를 심어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하도록 마비시키는 디도스(DDoS) 공격, SNS와 이메일을 통한 악성코드 유포, 해킹 공격 등 다양한 사이버 공격이 펼쳐졌으며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사이버침해대응팀을 가동하고 있다.

17명으로 이뤄진 사이버침해대응팀은 지난달 29일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오는 25일까지 24시간 3교대 체제로 근무한다. 사이버침해대응팀의 전문가들은 원소속 기관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며, 원소속 기관 보안관제센터의 도움을 받아 특성화한 대처를 펼친다. 예를 들면 과기부 전문가는 과기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통신사업자의 트래픽 차단과 국제협력을 담당하며, 국정원 전문가는 국가 및 공공부문 침해를 종합관리한다. 문체부 전문가는 조직위와 올림픽 단체의 홈페이지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경찰청 전문가는 사이버 테러 근원지 파악 등 수사, 범죄자 검거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5개 부처의 보안관제센터엔 7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대기하고 있다.

정보통신운영센터는 또 경기장 등 모든 시설을 연결하는 통신망을 운영하고, 첨단 기술 융합을 통한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각종 IT 장비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정보통신운영센터는 특히 모든 경기의 실시간 중계 및 보도를 위해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 공을 들였다.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운영에 필요한 초고속 정보통신망은 설상 및 빙상 경기장까지 땅속에 묻어 설치했다. 또 이원화로 구축해 통신이 이뤄지지 않을 때를 대비했다. 광케이블의 총 길이는 750㎞이며, 경기망, 업무망, 무선망, 방송중계망, 시설망 등에 약 3300개의 네트워크 장치가 사용됐다.

아울러 정보통신운영센터는 올림픽플라자 내 문화 ICT 체험관 등에서 첨단 기술이 융합된 지능화된 6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 최초 5세대(G) 이동통신 올림픽,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초고화질(UHD) 중계, 인공지능(AI), 즐기는 가상현실(VR), 다양한 로봇체험 올림픽 등이다.

5G 이동통신을 활용하면 평창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에서 봅슬레이의 고속 주행을 간접 체험하는 ‘싱크뷰’,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선수의 경기 모습을 입체적으로 감상하는 ‘옴니 포인트 뷰’,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경기 장면을 여러 각도의 정지 영상으로 돌려보는 ‘타임 슬라이스’ 등을 경험할 수 있다. IoT로는 올림픽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평창 GO’, 증강현실(AR) 길 안내를 이용할 수 있다. VR로는 봅슬레이, 스노보드, 롤러코스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AI 자동 통·번역 앱 ‘지니톡’, AI 콜센터를 활용할 수 있다. 경기 일정과 주변 관광지를 등을 알려주는 ‘안내로봇’, 시간당 900㎡(약 272평)를 청소할 수 있는 ‘청소로봇’ ‘음료서빙로봇’ 등도 눈길을 끈다.

정보통신운영센터는 데스크톱과 랩톱을 합쳐 컴퓨터 1만여 대, TV 수상기 6000여 대, CCTV 카메라 800여 대, 와이파이(Wifi) 6000여 대, 휴대전화·무전기·양방향 무선장치 ‘워키토키’ 등 2만1000여 대, 태블릿 2000여 대, 프린터와 복합기 2000여 대 등을 지원한다. 이희범 조직위 위원장은 “안정적인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보통신운영센터가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최고의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