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군 세력이 먼저 공격”
양국 직접대치 ‘新냉전’ 조짐

시리아에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습으로 러시아 국적의 용병 1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시리아에서 미군 주도 공격으로 러시아인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미·러 간에 물밑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시리아 북부 데이르에조르 지역에서 벌어진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시리아 정부군 공습 당시 사망한 100여 명 중 10여 명은 러시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러시아의 민간 용병 업체 ‘바그네르’ 소속이다. 바그네르는 시리아 정부군에 수천 명의 용병을 제공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 공군 중동군 사령관 제프리 해리기언 중장은 이날 “7일 당시 시리아 정부군 연계세력이 데이르에조르 지역 유프라테스강 인근에서 시리아민주군(SDF)을 먼저 공격했다”며 “우리의 공습은 자위용이었다”고 밝혔다. 해리기언 중장은 “우리는 단 하나의 적, 이슬람국가(IS)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 외 다른 이들과의 싸움은 바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미군은 시리아에서 SDF를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민간 용병 업체가 러시아군과 함께 시리아에서 전투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공개 인정한 적이 없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가 바그네르를 비롯한 다른 민간 용병 업체들의 시리아 내전 참여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날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용병 사망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법률로 민간 용병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서는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전체 영토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IS 영역에서 탈환한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리아 영토의 27%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직접 시리아에서 대치하면서 시리아에서 ‘신냉전’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