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상호무역보복 조치에
韓 ‘샌드위치’ 신세 이중피해

중국 상무부가 화학제품 원료인 미국산 스티렌(styrene)과 함께 한국산, 대만산에도 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

1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반덤핑 조사 결과 한국, 미국, 대만에서 수입되는 스티렌의 저가 판매로 자국 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봤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이들 지역에서 수입되는 스티렌에 5.0∼10.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 중 롯데케미칼 등 한국 업체에는 7.8∼8.4%의 관세가 부과된다. 대만 업체는 5.0%, 미국 업체에는 9.2∼10.7%가 부과된다.

중국의 이번 반덤핑 관세는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수입 규제에 한국을 끼워 넣는 일이 빈번해지다가 중국이 무역보복 조치를 취하는 경우에도 한국이 ‘새우 등 터지는’ 신세가 된 셈이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국과 유사한 데다 미·중 양국이 서로 무역보복 조치의 예봉을 무디게 하려고 한국 등을 들러리로 끼워 넣는 측면도 적지 않다.

이번에 중국의 수입규제 대상이 된 스티렌은 페닐레틸렌으로도 불리며 폴리스티렌, 합성고무, 플라스틱, 이온교환 수지를 제조하는 데 광범위하게 쓰이는 유기화학 공업 원료다. 지난 2013년부터 한국, 미국, 대만산 스티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며 중국 제품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다. 이에 중국 신양(新陽)과기그룹 등 스티렌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5월 수입제품 증가로 중국 내 가격이 하락하고 공장 가동률이 감소하면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며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중국 상무부는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6월 조사에 착수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