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밝혀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 등과 관련된 원본 기록물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 파기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한국수자원공사의 기록물 파기와 관련한 현장 점검 결과, 공공기록물법이 정한 기록물 폐기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일부 원본기록물을 파기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기록원은 지난달 19일 기록물을 폐기업체로 반출해 파기하려 한 수자원공사 대전 본사에 직원을 파견해 원본으로 추정되는 407건의 기록물을 선별해 조사를 벌여왔다. 조사 결과, 확인 대상 407건 중 302건은 원본 기록물인데도, 기록물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개인 컴퓨터(PC)에 파일을 보관해오다 기록물 평가심의 절차 없이 파기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파기 대상이 된 원본기록물에는 ‘담수화 타당성 조사 및 중장기 개발계획 수립’ 내부 수기결재를 받은 ‘방침 결정’ 등 4대강 살리기 관련 기록물 등이 포함됐다. 일부 기록물에는 표지에 ‘대외주의’나 ‘VIP 지시사항’ ‘Vice 보고용’ 등이 표기된 자료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자원공사에선 올해 1월 9일부터 18일까지 5차례에 걸쳐 기록물 반출과 파기가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16t 분량의 기록물 등이 폐기목록과 심의절차 없이 이미 파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