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남자 김연아’ 차준환 올림픽 첫무대 차준환(휘문고)이 9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팀이벤트는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4종목의 국가별 쇼트프로그램 순위 점수 상위 5개팀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 메달의 색깔을 놓고 경합한다. 연합뉴스

팀이벤트 싱글 쇼트 77.70점
트리플 플립도 무리없이 소화
‘집시댄스’선율 맞춰 완벽연기
출전선수 10명중 6위에 올라

女싱글 최다빈·김하늘 응원전
구름 관중 꽃다발 던지며 축하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17·휘문고)이 올 시즌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을 획득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강릉아이스아레나는 경기 시작 1시간 정도 전부터 관중 줄이 끊이지 않았다.

차준환은 9일 오전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선보이며 기술점수(TES) 40.71점, 예술점수(PCS) 36.99점으로 합계 77.70점을 획득했다. 이는 차준환의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이다. 차준환은 출전자 10명 중 6위를 기록했다.

팀이벤트는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4종목의 국가별 쇼트프로그램 순위 점수 상위 5개팀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 메달의 색깔을 놓고 경합한다.

세계 랭킹 56위인 차준환은 단체전 남자 싱글 출전 선수 10명 중 랭킹이 가장 낮아 1번 주자로 연기를 펼쳤다.

강렬한 빨간색 의상을 입고 출전한 차준환은 브라이언 오서(47·캐나다) 코치와 주먹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으로 빙판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준환은 발레 돈키호테의 집시 댄스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9.60점)에 깔끔하게 성공하며 수행점수(GOE) 0.7점을 챙겼다.

이미지 크게보기 차준환(휘문고)이 9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깜찍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차준환은 곧바로 공중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기본점 8.50점)도 완벽하게 소화하며 0.57점을 추가로 챙겼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러츠(기본점 6.00점)는 수행점수를 1.10점이나 받으며 완벽하게 뛰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플라잉 카멜 스핀, 체인지 풋 싯 스핀 등 스핀은 모두 레벨 4로 처리했고, 스텝 시퀀스가 레벨 2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차준환은 자신의 연기에 만족한 듯 활짝 웃으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여자 싱글의 최다빈(18·수리고)과 김하늘(16·평촌중), 아이스댄스의 민유라(22)-겜린 알렉산더(25)는 응원전을 펼치며 힘을 보탰다.

한편 이날 차준환의 연기를 보기 위해 경기 시작을 약 1시간 정도 앞두고 관중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 시간이 가까워지고 경기장 보안검색대 앞에서 입장이 지연되자 줄 서 있던 관중 사이에선 “어떡해, 늦겠어”란 탄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검색대를 통과한 관중은 표를 든 채 경기장 실내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들은 좌석 위치를 물어오는 관중의 요구에 응대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장내 스크린에 차준환의 모습이 비칠 때마다 관중은 열띤 성원을 보냈다. 차준환 역시 연습 세션부터 긴장한 모습 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관중의 성원에 답하며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연기가 끝나자 관중도 꽃다발을 던져가며 새 유망주의 올림픽 데뷔를 축하했다. 시즌 베스트인 77.70점이 나오자 관중의 함성 소리는 더 커졌다.

차준환은 “올림픽 첫 경기였던 만큼 처음엔 빙질에 적응도 잘 못하고 긴장도 많이 됐었다”며 “그렇지만 막상 큰 경기에 나서니 긴장감이 생각만큼 크진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러나 오서 코치가 ‘넌 준비가 돼 있다’며 응원을 해줬고, 그게 큰 도움이 됐다”며 “관중분도 큰 호응을 해줘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팀 코리아 모두 좋은 경기를 해서 잘 마무리를 지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강릉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