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대기업 57곳 분석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 기준을 강화하면 국내 주요 대기업의 계열사 상당수가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생명과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의 수익 확보를 견인했던 핵심 계열사들이 많아 상당한 파문이 일 전망이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자산규모 5조 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 57곳의 1802개 상장·비상장 계열사 오너 일가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현행 일감 몰아주기 규제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은 총 203개사로 집계됐다. 현재 규제를 받게 되는 오너 지분율 기준은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다. 공정위는 최근 이 기준을 강화해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구분하지 않고 오너 지분 기준을 20%로 통일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총 규제대상 기업은 231곳으로 28곳(13.8%)이 늘어난다.
신규 규제 대상 예상 기업은 삼성그룹의 삼성생명,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월드와이드, SK그룹의 SK D&D, GS그룹의 GS건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로보틱스 등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82%인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 8.23%를 확보한 최대주주이며, 삼성화재나 삼성카드 등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도 다수 보유한 주력 계열사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그룹 분할 후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CEO스코어는 “각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거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계열사들이어서 해당 그룹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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