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구분 폐지·과목 절반 축소
재시험 없애고 몇 달 분산 실시
마크롱 대선 공약… 찬반 격돌

프랑스가 입학기준을 강화하고 전공 선택 시기를 앞당겨 대학생들의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취지로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eat)에 대해서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나섰다.

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교육부는 중등교육 및 대입제도 개편안의 초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 작업에 들어갔다. 바칼로레아 개편안 초안에 따르면 현재 한 학생이 총 10~15개의 시험을 보는 것을 대폭 줄여 30분 구술시험을 포함한 5개 정도로 응시 과목이 축소된다. 현행 인문(L)·사회경제(ES)·자연과학(S)으로 나뉜 바칼로레아의 응시부문별 구분도 없어진다. 고등학생들은 마지막 학년이 되기 전에 2개의 주전공과 2개의 부전공을 미리 선택해 더 빨리 특정 전공을 공부하게 된다. 바칼로레아를 통과하지 못한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한 재시험은 없어지며, 지금처럼 6일 동안 시험을 치르는 게 아니라 몇 달에 걸쳐 치르게 된다. 또 최종시험뿐만 아니라 고교 최종 2년간의 모든 시험점수가 대학 입학을 위한 평가에 반영된다. 개편안 초안이 공개되자 교육계에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비판 진영에서는 “학생들이 너무 어린 나이에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부유한 학생들이 빈곤층 학생들보다 정보 접근권이 넓어 학업 평등의 이상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교장노조 SNPDEN은 “바칼로레아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바칼로레아가 현 대학 교육과 세계적 트렌드에 부적합하다”면서 대대적 개편을 공약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