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팜’서 청년창업 키우는 권혁빈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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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문화 콘텐츠 스타트업 등
110여팀 선발…500억 투자유치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은 분기마다 반나절씩 오렌지팜(농장)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권 의장은 2002년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한 개발자이자 경영자다. 2008년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대박’을 기록하며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4위 부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오렌지팜을 찾은 권 의장이 실제 오렌지를 키우지는 않는다. 농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열정을 키운다. 오렌지는 열정을 상징하는 색이다. 오렌지팜은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민간 최대 규모 청년창업 지원센터다. 2014년 4월 서울 서초구에서 시작한 이래 현재 신촌, 부산, 중국 베이징(北京)까지 확장됐다.

특히 권 의장은 분기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오렌지팜 리뷰데이(입주사들의 성과 공유 발표회·사진)에 참석, 오후 내내 자리를 지키며 입주사들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와 별도로 개인 시간도 활용해 오렌지팜 입주사 대표들과 만날 정도로 애정을 갖고 멘토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가 게임 회사라고 해서 게임 스타트업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기술(ICT), O2O(Online to Offline), 문화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해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전 산업 분야가 지원대상이다.

더욱이 입주사들에 우선협상권 등의 대가를 바라지 않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순수 사회공헌활동으로 운영된다. 퍼블리싱, 투자연계, 법무, 세무, 홍보 등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모든 분야를 지원한다.

권 의장과 스마일게이트뿐만 아니다. 오렌지팜을 거쳐 업계에 먼저 자리를 잡은 선배 창업자들도 오렌지팜 ‘동문’들을 위해 멘토링을 아끼지 않는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먼저 대학에 입학한 선배들이 고3 후배들에게 핵심 과외를 진행하는 것과 같다”면서 “오렌지팜 동문회 멘토링은 상시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는 권 의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권 의장은 오렌지팜 입주 기업들에 “다른 것은 전혀 바라는 것이 없지만, 오렌지팜을 통해 성공해 나갔을 때 후배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장 자신도 대학 시절 대기업의 멘토링(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을 통해 사업의 영감을 받은 경험이 있다.

한편 오렌지팜은 현재까지 110여 개 팀이 선발돼 운영되고 있다. 이들의 임직원 숫자는 1200명이며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약 500억 원에 달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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