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산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역사교과서를 반(反)대한민국으로까지 빗나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試案)’의 초안이라곤 하지만, ‘북한 정권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이라고 적시한 현행 기준에서 침략 주체를 표현하지 않은 ‘6·25전쟁’으로 바꾼 것으로 5일 보도됐다.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도 빼며, 대한민국 정체성과 역사적 사실을 흔들고 왜곡한 대목이 이 밖에도 수두룩하다.

6·25전쟁이 북한군의 기습 남침으로 일어났다는 것은 역사학계의 정설이다. ‘침략 주체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내전’ ‘남측이 빌미를 제공한 전쟁’ 등으로 사실을 호도한 수정주의 사관(史觀)이 한때 횡행한 적도 있으나, 이젠 폐기되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이를 되살리겠다는 저의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 봉건적 세습독재 체제의 전체주의 실상을 민주주의로 위장하는 북한 식(式) 표현인 인민민주주의는 물론, 사회민주주의와도 구분되는 자유민주주의가 헌법 가치인 사실마저 외면한 이유 또한 그 연장선일 것이다.

유엔군 참전, 한미상호방위조약, 인천상륙작전 등과 함께 새마을운동, 중동 건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외환위기 극복 등 ‘한강의 기적’을 만든 학습 요소들을 삭제한 배경도 달리 있기 어렵다. 미래세대 교육을 노무현 정부 때의 반미(反美)·자학(自虐)사관으로 되돌리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학생들의 역사관과 국가관을 근본적으로 비뚤어지게 할 발상(發想)을 당장 접고, 그 초안은 폐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