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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에서 독립한 마케도니아
새 이름 사용 그리스와 협상

“알렉산더 뺏길라”시위대 우려
그리스 총리 “이미 결론 냈다”

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마케도니아 국명 사용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마케도니아 국명을 두고 마케도니아와 그리스 정부 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리스 국민의 항의가 거세게 일면서 양국 간 협상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신타그마 광장에는 수십만 명의 그리스 국민이 모여 마케도니아의 ‘마케도니아’ 국명 사용을 반대했다. 이들은 “마케도니아에서 손을 떼라” “마케도니아는 그리스다” “우리는 불명예를 씻을 때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외쳤고, 최근 정부가 내놓은 국명 협상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했다.

협상안은 마케도니아의 새 지명을 ‘북(Northern) 마케도니아’ ‘뉴(New) 마케도니아’ 등으로 하는 것으로, 이날 시위대는 마케도니아라는 지명이 포함돼 있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대표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92)도 이날 시위에 참가해 “마케도니아는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그리스”라며 “정부가 협상안에 사인을 하기 전에 우리 그리스인들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주최 측은 이날 참가 인원을 150만 명으로 발표했으나 경찰은 14만 명이라고 추산했다. 마케도니아와의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위대의 상상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면서 “대다수의 그리스인은 광신주의에 따라 외교정책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결론을 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의 국명 분쟁은 지난 1991년 마케도니아가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에서 독립하며 마케도니아 공화국으로 국명을 정하면서부터 27년간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인들은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는 그리스이고 알렉산더 대왕도 자국의 위인이라고 주장한다.

알렉산더 대왕의 고향이자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수도인 ‘펠라’는 현재 그리스 영역이고 과거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권역 대부분이 그리스 영토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에는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이름을 딴 마케도니아 주(州)도 있다. 더구나 현재 마케도니아 인구 대부분이 그리스계가 아닌 슬라브계라는 것도 그리스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에 그리스 입장에서 마케도니아라는 국명 사용은 자신들의 고대 왕국의 역사와 알렉산더 대왕을 빼앗기는 셈이다. 그러나 마케도니아는 현재 마케도니아 국토 대부분은 과거 마케도니아 왕국 소속이었으므로 마케도니아 국명 사용이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