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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개정안 등 국회 통과
‘프로듀스101’ → ‘우상연습생’
限韓令 빌미로 대놓고 표절
“中의지 없으면 공염불”우려도

중국 방송가의 무분별한 한국 예능 베끼기에 대응할 기틀이 마련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민의당 이동섭의원이 대표발의한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과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이 3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7월30일부터 이 법안이 시행되면 국내 창작 콘텐츠와 음악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외교부 등 중앙행정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그 동안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낀 ‘짝퉁’을 양산했다. MBC ‘나는 가수다’와 SBS ‘런닝맨’은 정식으로 포맷을 수입 후 중국판으로 제작했으나 최근에는 tvN‘윤식당’과 ‘삼시세끼’, JTBC‘효리네 민박’ 등 한국 인기 예능을 정식 절차 없이 판박이같이 표절했다. 현재는 Mnet ‘프로듀스 101’(왼쪽 사진)을 베낀 ‘우상연습생’(오른쪽)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에서 방송되고 있다.

이에 Mnet 측은 최근 글로벌 홈페이지에 “아이치이에서 현재 방송되고 있는 ‘우상연습생’은 프로그램의 이념과 구성, 제도, 시각 디자인 등이 ‘프로듀스 101’과 매우 흡사하다. Mnet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상연습생’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고 어떤 형태로든 합작하지 않았다”며 “Mnet의 중요한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중국 측은 요지부동이다.

중국의 베끼기 행태는 지난 2016년 8월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수입금지령)이 시행되며 한국 콘텐츠 수입 및 유통이 전면 금지되면서 가속화됐다. 정식 포맷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중국 방송사들은 주저없이 표절을 택했다. 국내 언론 뿐만 아니라 중국 언론까지 이를 비판했지만 중국 내 방송 규제를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여러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한류 베끼기를 일삼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정부 차원에서 보다 능동적으로 중국의 표절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시행을 요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동섭 의원은 “이(표절) 문제의 특성상 여러 부처가 협력해서 풀어나가야 한다”며 “이번에 통과된 법안을 통해 앞으로 우리 콘텐츠와 음악 지식재산권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광전총국이 한국의 항의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광전총국이 표절을 금지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며 “중국 정부가 그럴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