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검찰 제시한 증거관계 성립 안 되며 증인 진술 신빙성 없어”

공무원을 소개해준다는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알선 수재)로 재판에 넘겨진 제갈경배(58)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26일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제갈 전 청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증거 및 증인 진술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제갈 전 청장은 2010년 민원을 해결해 줄 공무원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사업가였던 황모(여·58) 씨에게서 3차례에 걸쳐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9월 구속 기소됐다. 황 씨는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지만 제갈 전 청장은 재판 과정에서 “황 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황 씨는 전 국무총리의 딸을 사칭해 2008년 경남 통영아파트 인허가 로비를 주도하다가 수배되자 2013년 검찰에 자진출두,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돈을 받은 일시와 장소를 입증하지 못했고 돈을 받았다는 증거도 없으며 황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항소심 재판부도 검찰 측이 제기한 증거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