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남(왼쪽)과 북 여자아이스하키 유니폼은 디자인과 색상이 다르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단일팀은 한반도기가 들어간 유니폼으로 통일된다. 자료사진

IIHF, 나이키 로고 빠진
4가지 디자인 시안 제시
북측과 협의후 결정할 듯

IIHF서 대북제재 의식했거나
북측서 사전에 반대했을수도

색상은 흰색·파란색 선택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새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나이키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국가는 나이키 유니폼을 착용한다. 단일팀 유니폼 디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다음 달 4일 열리는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단일팀 유니폼을 입지 못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체육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남북 간 회의에서 ‘평창회의’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단일팀 유니폼으로 4가지 디자인 시안을 제시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25일 북한 선수단이 도착한 만큼 조속히 북측과 협의해 디자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아이스하키의 국제대회 유니폼은 IIHF가 제공하며 출전국이 독자적인 유니폼을 제작하거나 착용할 수 없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출전국의 유니폼은 나이키가 제작한다. 하부 리그는 핀란드 업체가 만든 유니폼을 입는다. 평창동계올림픽 남녀 아이스하키에 출전하는 13개국은 모두 나이키가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평창회의에서 IIHF가 제시한 단일팀 디자인에는 나이키 로고가 빠져 있었고, 체육계 관계자는 “핀란드 업체가 제작한 경기복을 입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IIHF가 단일팀 유니폼 제작을 나이키에 맡기지 않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이키가 미국 업체라는 점에서 북한이 사전에 나이키 유니폼 사용에 거부감을 드러냈거나, IIHF가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나이키 유니폼을 배제했다는 추측만 나돌고 있다.

한국 대표팀 유니폼은 지난해 11월 3일 공개됐다. 홈 경기 유니폼은 흰색 바탕에 파란색 포인트가, 원정 경기 유니폼은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 포인트가 적용됐다. 양팔에 들어간 포인트와 유니폼 상의에는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그래픽 패턴이 가미됐다. 또 오른쪽 가슴에 태극기가, 왼쪽 가슴에는 나이키 로고가 들어가 있다.

단일팀 유니폼은 대표팀이 착용하려던 유니폼과는 디자인이 크게 다를 것으로 내다보인다.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들어가고, 흰색 유니폼과 파란색 유니폼 등 두 종류를 만든다는 것만 정해진 상태다. 1991년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탁구세계선수권대회 단일팀은 흰색과 검은색 유니폼을 착용했고, 가슴 한가운데에 한반도기가 자리 잡았다. 같은 해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주유니폼은 아래위 붉은색이고 왼쪽 가슴에 한반도기가 들어갔다.

유니폼 디자인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유니폼이 언제 단일팀에 전달될지는 알 수 없다. 단일팀은 다음 달 4일 인천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며, 평가전이 열리기 전까지 유니폼이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스하키협회는 디자인이 확정되면 IIHF에 유니폼 제작을 서둘러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단일팀은 다음 주부터 합동훈련에 돌입한다. 이번 주까지는 별도로 훈련하며, 세라 머리(캐나다) 감독은 북한 선수의 기량을 점검한다. 합동훈련은 남북 선수를 섞어 A, B조를 구성해 진행한다. 35명이 동시에 훈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훈련 장면을 공개하는 미디어데이를 한 차례 진행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