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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드라마보다 낫네…”

4% 안팎 시청률 올리며 선전
수십억 투입 새작품보다 높아
시청자 “몰입도·연기 더 좋아”

“오죽하면 재방송을 볼까요?”

22일 방송을 시작한 ‘다시 만나는 하얀거탑 UHD 리마스터드’(하얀거탑·사진)과 관련된 기사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댓글이다. 11년 만에 개선된 화질로 돌아온 ‘하얀거탑’을 만난 대중은 열광하고 있는 반면 이를 지켜보는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의 한숨은 커지는 모양새다. 현 드라마 시장의 한계와 문제점을 동시에 드러내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하얀거탑’은 현재 4%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저글러스’와 SBS ‘의문의 일승’은 23일 전국 기준 각각 9.1%, 8.5%를 기록했다. 신규 드라마의 총 제작비가 80억 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재방송 드라마와의 경쟁에서 거둔 성적표치곤 초라한 편이다.

7주 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치겠다며 ‘하얀거탑’ 편성을 결정한 MBC 역시 칭찬받을 입장은 못된다. ‘하얀거탑’의 전작인 ‘투깝스’의 시청률은 6∼9%를 오갔고, ‘로봇이 아니야’는 2∼3%로 유일하게 ‘하얀거탑’보다 낮다. 엄청난 수준의 제작비를 고려했을 때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7주의 공백 기간 동안 타사 드라마와의 경쟁에서 비교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고, 방송이 재개된 후 ‘하얀거탑’ 이상의 성과와 의미를 거두지 못한다면 혹평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하얀거탑’에 대한 시청자 평가는 현 드라마 시장을 아프게 꼬집는다. 아이디 ‘ultr****’를 쓰는 네티즌은 “10년 전 드라마인데 이질감은 커녕 요즘 드라마보다 훨씬 몰입도 높다”고 했고, ‘qead****’는 “요즘 자꾸 사랑타령 아이돌 발연기 때문에 짜증납니다”라고 적었다.

‘하얀거탑’의 인기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역대 방송된 드라마 중에서도 명작이라 뽑히는 드라마인 데다 향수를 자극해 시청자들을 모으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이미 상영을 마친 유명 영화도 명절 때 방송되면 5~10%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지만 다양한 경제효과를 유발하는 신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위치에 놓고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요즘 한류에 취해 유명 연예인만 내세우고 내실을 기하지 못하는 일부 드라마들이 반성해야 할 만한 상황 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