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항소 실익 없다고 판단”… 3년 반 만에 명예훼손 무혐의 결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로비스트와 인연이 있다는 주장을 펼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기소 3년 반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23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한석리)는 박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의 항소 기간인 지난 19일까지 항소하지 않았다. 이에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새로운 사실관계와 대법원 판례를 고려할 때 항소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의원은 2012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가 막역하게 만난 사이라고 발언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4년 8월 말에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지난 12일 박 의원의 혐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 내용이 단정적이고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해도 발언 내용이 허위라는 걸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도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당초 박 의원은 2014년 6월 일간지 인터뷰 등에서 “‘만만회’라는 비선 실세가 국정을 움직이고 있다. ‘만만회’는 이재만 대통령 총무비서관과 박지만 씨, 정윤회 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발언해 박 씨와 정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러나 지난해 박 씨와 정 씨가 박 전 대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이들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 공소사실은 철회됐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박 의원 측은 박 전 대통령에게서도 고소 취소 의사를 받으려 재판부에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과 접촉이 되지 않아 사법부의 판단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정우 기자 kru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