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SK회장 눈에띄는 광폭행보

韓기업총수 유일하게 다보스行
도시바 투자 ‘신의 한수’ 기대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만 보인다.”

요즘 재계에서 공공연히 나도는 말이다. 최근 재계는 삼성의 ‘총수 부재’와 고령인 오너들의 활동 부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위상추락 등이 겹쳐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주력사들이 창사 이래 돈을 가장 많이 벌고 있고, 그가 던진 사회적 기업과 공유경제 같은 기업 경영 화두도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그가 직접 발로 뛴 도시바 지분 참여는 재계의 유일한 ‘통 큰 결단’으로 받아들여진다. SK그룹에 대해 “되는 집안”이라는 말이 시중에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 회장은 23일(현지 시간)부터 세계 정·재계 거물들이 모여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도 한국의 대기업 오너 총수로는 유일하게 참석한다. 그동안 구축해온 인적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의 주제도 ‘분열된 세계에서 공유의 미래 만들기’여서 최 회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공유 경제’와 맥이 닿아 있다. 그는 최근 SK가 가진 주유소 인프라를 국민과 공유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SK는 주력 계열사인 하이닉스가 시가총액은 물론 영업이익에서도 현대차를 누르고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 동시에 영업이익에서도 현대차를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긴 국내기업(공기업 제외)은 삼성전자밖에 없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3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거센 반대에도 최 회장이 밀어붙인 하이닉스 인수처럼 지난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의 일본 도시바 지분참여도 또 한번 ‘신의 한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결과는 장담할 수 없으나 전문 경영인이 할 수 없는 ‘결단’의 순간에 최 회장은 항상 머뭇거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요즘 틈만 나면 “기업이 경제적 가치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사회적기업 매출이 전년 대비 31.9% 증가하는 등 사회적기업의 질적, 양적 성장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연세대 등 10개 대학에서 사회혁신 교과목과 사회혁신가 육성 프로그램이 도입돼 더욱 붐을 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대기업도 망할 수 있다’고 밝혔듯이 기업의 변화와 혁신이 중요한 시점에서 직원들이 따라가기 벅찰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