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강훈 등 前비서관 주축
소환대비 법률 사항 집중검토

檢, 장석명·김진모 불러 추궁
권재진 前장관 금주 소환 방침

검찰의 칼날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가면서 이 전 대통령의 대응도 빨라졌다. 이 전 대통령은 강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자신과 호흡을 맞췄던 전 청와대 출신 법조 멤버들과 조만간 있을 검찰의 소환에 대비하고 있다.

23일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르면 2월 중 예상되는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과 함께 일했던 과거 청와대 법조 관계자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법무비서관 등이 주축이 될 ‘MB 법률자문팀’은 앞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초호화 멤버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강훈 전 비서관과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정동기 전 수석이 주축이다. 이들은 최근 이 전 대통령의 턱밑까지 온 국가정보원 자금 불법 수수 건에 대한 법률적 사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지난주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기 전까지는 수시로 모여 법률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를 하기도 했다”면서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는 대로 강 전 비서관이 정식 선임계를 내고 전면에서 법률팀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에는 만남이나 연락을 자제하고 소환 통보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관망 중이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겨냥 중인 검찰의 다스 수사에 대해선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변호사가 물밑에서 이 전 대통령을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민간인 사찰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전날 피의자로 소환한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구속 상태인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동시에 불러 ‘민간인 사찰’의 입막음에 사용된 5000만 원의 출처와 ‘윗선’ 지시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권 전 수석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정우·김리안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