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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수 첫 메이저 8강 진출
해외 언론들 “침착했다” 극찬

8강 상대 세계 97위 샌드그렌
백인 우월주의 옹호 글로 논란

호주오픈에서 한국인으론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8강에 진출한 정현(22·한국체대)이 외신의 ‘집중 분석’ 대상이 됐다. 세계랭킹 58위 정현은 22일 멜버른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세계 14위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3-0(7-6, 7-5, 7-6)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미국 CNN은 23일 오전 “세계 최강 조코비치 앞에서도 (정현은) ‘교수’(정현의 별명)다운 침착함이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정현은 16강전에서 37개의 언포스드에러로 57개를 범한 조코비치보다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언포스드에러란 상대방 샷과 관계없이 자신이 실수한 샷을 의미한다. 정현의 플레이가 안정적이었다는 뜻. 지난 20일 세계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와의 32강전에서도 정현은 언포스드에러 35개로 즈베레프(51개)보다 적었다.

영국 더타임스는 “외국인들에겐 생소하지만, 한국에선 일정 나이가 되면 입대해야 한다”며 “하지만 정현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을 면제받았고 (공백기가 없기에) 앞으로 더욱 무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임용규(27·당진시청)와 짝을 이뤄 남자복식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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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의 8강전(24일) 파트너인 세계 97위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샌드그렌은 세계 8위 스탄 바브링카(33·스위스)와 5위 도미닉 티엠(25·오스트리아)을 제압, 역시 이변을 연출했다. 하지만 샌드그렌은 백인우월주의, 극우성향으로 인해 도마에 올랐다. 샌드그렌은 지난해 8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시위와 차량테러를 옹호하는 글들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고, 영국 극우단체 잉글리시디펜스리그의 수장 토미 로빈슨 등 유명 극우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는 등 편향적인 정치관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티엠과의 16강전 직후 백인우월주의, 극우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이 샌드그렌에게 쏟아졌다. 샌드그렌은 “특정 정보(폭력시위, 차량테러 옹호)가 정치적인 관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는 단순히 흥미로운 콘텐츠를 공유했을 뿐, 나의 정치색깔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은 “이번 논란이 샌드그렌 경기력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8강 중 정현의 우승 가능성은 4번째로 꼽았다. 윌리엄힐은 세계 2위 로저 페더러(37·스위스)의 우승 배당률을 6대 5로 책정해 우승후보 1위로 뽑았다. 페더러 우승에 5달러를 걸면 6달러를 벌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1위 라파엘 나달(32·스페인)이 2대 1로 2위, 3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7·불가리아)가 13대 2로 3위, 정현은 12대 1로 4위. 정현과 호주오픈 8강전에서 맞붙는 샌드그렌은 50대 1로 최하위다. 또 다른 베팅업체 래드브록스는 페더러 5대 4, 나달 2대 1, 디미트로프 13대 2, 정현은 12대 1 순으로 꼽았다. 베팅업체들은 정현-페더러, 나달-디미트로프가 결승진출을 다툴 것으로 전망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