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쇼인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LG전자 직원이 관람객에게 화면분할 구동을 통해 명암비를 극대화하고 빛 번짐 현상을 막는 ‘풀어레이 로컬디밍’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 LG전자 ‘풀어레이 로컬디밍 LCD TV’

1나노미터 미세분자구조 활용
색의 파장 정교하게 보정 표현

풀어레이 로컬디밍 기술 적용
LED 광원 껐다 켜 명암비 높여

기존 빛 번짐 현상 획기적 개선
OLED TV의 새로운 대항마로

LG전자가 한층 진화한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최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쇼인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나노셀(Nano Cell)’ 기술에 ‘풀어레이 로컬디밍(Full Array Local Dimming)’ 기술을 결합한 LCD TV를 발표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CES 2018에 마련된 LG전자 전시장 전면에 ‘나노셀 풀어레이 로컬디밍 TV’가 전시돼 있다.

◇나노셀 풀어레이 로컬디밍 TV란? = 여기에서 나노셀은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LCD TV 최상위 제품에 적용한 신기술을 뜻한다. 1나노미터(㎚·10억 분의 1m) 크기의 미세 분자구조를 활용, 색의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하고 보다 많은 색을 한층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기존 LCD TV는 빨간색의 고유한 색 파장에 노란색이나 주황색 등 다른 색의 파장이 미세하게 섞여, 실제와 다른 빨간색을 재현할 수 있다. 나노셀은 이러한 노란색과 주황색의 파장을 흡수해 실제와 가장 가까운 빨간색으로 만들어 준다.

풀어레이 로컬디밍 기술은 LCD TV의 약점인 명암비와 빛 번짐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화면 분할 구동’을 의미하는 로컬디밍은 백라이트의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을 부분적으로 껐다 켜 TV의 명암비를 높인다. 예를 들어 화면의 어두운 부분은 LED 광원을 꺼주고, 밝은 부분은 켜주는 식이다.

신제품 나노셀 TV는 화면 가장자리에 LED를 배치하는 엣지(Edge) 방식이 아닌, 화면 뒤쪽 전체에 촘촘하게 LED를 배치하는 풀어레이(직하) 방식을 사용했다. 풀어레이 방식은 엣지 방식에 비해 화면을 더욱 세밀하게 나눌 수 있어 ‘로컬디밍’에 더욱 유리하다.

이미지 크게보기

◇풀어레이 로컬디밍, 올해 프리미엄 LCD TV 화두로 = 시장조사기관 IHS는 최근 발행한 리포트에서 ‘풀어레이 로컬디밍’ ‘음성비서(Voice Assistant)’ ‘8K’를 이번 CES 2018에서 보여진 TV의 주요 신기술로 꼽았다. 실제 올해 CES에서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 일본 소니 등이 프리미엄 LCD TV에 풀어레이 로컬디밍 기능을 적용한 제품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8년 최상위 제품인 ‘QLED TV’ Q8 및 Q9 시리즈에 풀어레이 로컬디밍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미국과 유럽에서 ‘다이렉트 풀 어레이 엘리트(Direct Full Array Elite)’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등록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삼성 퀀텀 다이렉트 디밍(SAMSUNG Quantum Direct Dimming)’ ‘삼성 퀀텀 디밍’ 등으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소니 역시 올해 CES에서 풀어레이 로컬디밍을 적용한 ‘4K LCD TV X900F’ 시리즈를 선보였다. 주요 외신들은 이 제품이 엣지형 제품에 비해 명암비가 훨씬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도 풀어레이 로컬디밍 기능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올레드에 대항하기 위한 LCD의 진화 = 올해 풀어레이 로컬디밍 기술을 LCD 진영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는 이유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때문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 압도적인 화질을 갖춘 OLED TV가 시장지배력을 확산하며 LCD 진영의 위기감은 커졌다. 화소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OLED TV는 완벽한 블랙색상의 표현이 가능하다. 반면, LCD TV는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기에 빛샘이나 빛번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LCD 진영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화질 기술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지난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의 점유율이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TV 두 대 중 한 대가 OLED TV인 셈이다.

OLED TV의 판매 비중은 2015년 15.5%에 불과했지만 2016년 35.0%, 2017년 49.5%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IHS는 2021년 OLED TV가 글로벌 TV시장 매출의 8%까지 차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