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규제혁신, 내 삶을 바꾸는 힘’이란 주제로 열린 규제혁신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文대통령 ‘혁명적 혁신’ 강조

“기존 車 분류체계 때문에
소형 전기차 한동안 출시못해”

불합리 규제혁신 필요성 밝혀
“공무원 업무중 문제 발생땐

사후에 불이익 없도록 보장”
애로 해소 과감한 행정 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등 구체적인 사업 분야를 예로 들면서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과감한 방식의 규제혁신을 강조했다. 이날 정부가 확정한 규제개혁안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생각을 대폭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기자동차를 육성하자면서 1~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한동안 출시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기존 자동차 분류 체계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한상공회의소가 핀테크, 신재생에너지 등 5개 신산업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까, 지난 1년 사이에 규제 때문에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는 응답이 절반이나 됐다”며 “규제혁신은 이렇게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찾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업인들이나 혁신적 도전자들이 겪었을 좌절과 실망감에 대해 정부가 함께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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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공무원이 현장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행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선 공무원들이 규정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기업들의 도전을 돕는다는 자세를 먼저 가져야 한다”며 “공무원들이 신산업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다가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후에 감사나 결과책임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해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9월부터 신산업 분야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 규제 도입, 신산업 현장 규제 애로 해소를 위한 개선 과제를 발굴해 왔다. 규제 관련 법령에 개념정의를 포괄적으로 규정해 신산업이 나오더라도 법령 체계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하고, 혁신 카테고리라는 새로운 분류를 체계에 넣어 유연한 방식으로 법령을 바꾼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번 정부의 규제혁신 방안 중 또 하나 핵심인 규제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제한된 환경에서 규제를 풀거나 탄력 적용해 신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행정규제기본법을 개정하고 정보통신융합법, 금융혁신지원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 등의 제·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국회 입법 사항이라 야당의 태도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경제계는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의 포괄적 네거티브 전환과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시행을 주문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규제의 포괄적 네거티브나 규제 샌드박스 도입은) 경제계에서 꾸준히 요청했던 부분들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기업들이 빨리 정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실제 시행되기까지 시차를 줄이는 게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채·임정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