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앞세우는게 정치보복” - “바깥의 정치보복 아닌 내부고발”

정치권 이틀째 날선 공방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여야도 19일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보수 야권은 문 대통령 분노 발언의 ‘부적절성’을 집중 성토했고, 여당은 이 전 대통령의 ‘반성 없는 행태’를 비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성명’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한 것과 관련해 “통치권자가 냉정이 아닌 분노의 감정을 앞세운다면 그것이 정치 보복이고 그 순간이 정치 보복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어제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는데 (한국당은 문 대통령에 대해) 깊은 우려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 범죄 행위가 있다면 원칙대로 수사하되 한풀이 수사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문 대통령의 분노 발언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를 하는 대신 이 전 대통령의 행태를 공격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비판은 억지 주장으로 드러났다”며 “자신의 분신으로 일했던 사람의 내부고발이었고, 바깥의 정치 보복이 아니라 내부 폭로였던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검찰 증언을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이 전 대통령의 반성 없는 성명과 측근의 권력형 비리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이들(이 전 대통령 측)의 의도는 권력형 비리 사건, 민주주의 파괴 의혹 등의 범죄 실체가 드러나자 이를 감추기 위해 소위 ‘전 정권 대 현 정권’ ‘보수 대 진보’ 프레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정치 술수로 빠져나가려는 몸부림에 불과했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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