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기 안양시가 복지사각 발굴을 위해 운영하는 카카오톡 발굴단원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내 한 가정을 방문해 상담을 하고 있다. 안양시 제공

1760명 ‘카카오톡 발굴단’
복지사각 발굴해 생계 지원

“와병 중인 80대 어머니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을 부양하던 유일한 가장인 오빠마저 몸져누워 눈앞이 캄캄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안양시 복지콜센터에 전화했는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됐습니다. 이제는 삶에 희망이 생깁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에 사는 서모(59) 씨는 택시기사였다. 뇌졸중을 앓고 있는 85세의 노모와 우울증에 걸린 딸을 부양하던 그는 수입은 많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가정을 꾸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서 씨마저 교통사고로 경추를 다쳐 몸져눕게 되면서 서 씨의 가정은 가난의 수렁에 빠졌다. 막대한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전세보증금마저 빼서 쓸 형편이 됐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동생 서모(56) 씨는 안양시 복지콜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시로부터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고 긴급구호비 50만 원,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치매에 걸린 아내와 살고 있는 안양1동 주민 강모(81) 씨는 소득이 없던 상황에서 가정 경제를 책임지던 아들까지 사업 실패로 어려움에 빠지자 월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궁핍한 삶을 살게 됐다. 안양시가 복지사각 발굴을 위해 가동하고 있는 카카오톡 발굴단에서 활동 중인 마점순(50·삼천리도시가스 점검원) 씨는 강 씨의 형편을 복지콜센터에 알렸고, 강 씨는 생계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안양시가 정부나 경기도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운영 중인 복지콜센터가 지역사회의 새로운 복지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복지콜센터는 시 공무원이 직접 복지 상담을 하고 있다. 또 복지콜센터로는 전국 최초로 카카오톡으로 신고 업무를 받고 있다. 또한 삼천리도시가스 검침원·한국야쿠르트 배달원 등 25개 기관 1760명의 직원을 동원해 ‘카카오톡 발굴단’을 구성, 자살 고위험군 및 복지 사각지대를 관리하고 있다.

안양=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