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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불법입국 막기 위해
메이·마크롱 정상회담서
새 칼레 국경조약 체결 추진
英 “합법적 난민 승인은 속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그동안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향하는 난민 루트였던 칼레의 국경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는 국경보호 비용을 더욱 많이 부담하는 새로운 국경조약 체결방식을 통해 그동안 누적됐던 프랑스의 불만을 달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국은 유럽 차원의 새로운 방위구상에 대한 논의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17일 AF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런던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영국의 뒷문’으로 불렸던 프랑스 북부지역 칼레의 국경보호에 대한 영국 측 부담금을 늘리는 내용의 조약을 맺기로 했다.

‘르 투케’ 조약에 따라 영국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프랑스에 체류하는 것에 대해서 마크롱 대통령이 불만을 거듭 드러내자 메이 총리가 비용 지원 등을 약속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칼레의 난민수용소를 방문해 “칼레는 영국의 뒷문이 아니다”라면서 “영국은 칼레의 불법 이민자 대처를 위해 경찰 협조를 강화하고 더 많은 돈도 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칼레는 프랑스와 영국의 난민 갈등의 진원이었다. 프랑스 최북단의 칼레는 영국 해협과 연결돼 있어 지중해를 건너온 아프리카 등지 출신의 난민들이 유럽 대륙에서 영국으로 건너가는 길목이다. 하지만 영국이 자국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프랑스 북서부 칼레지역에서 심사하는 르 투케 조약이 지역 슬럼화를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프랑스 내부에서는 끊이지 않았다. ‘정글’로 불리는 칼레 난민촌은 한때 1만여 명까지 수용인원이 늘면서 프랑스 당국은 지난 2016년 난민들에 대한 전국 분산 수용에 나섰다. 현재 500여 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칼레로 향하는 난민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난민 문제로 몸살을 앓는 프랑스에서는 칼레가 최대의 골칫거리였다.

영국은 칼레에 있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난민 아동과 영국에 가족이 있는 난민 등에 대한 영국 입국 승인 절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영국의 난민 입국 승인 절차는 지금까지 매우 소극적으로 이뤄져 지난해 칼레에서 합법적으로 입국시킨 난민은 미성년자 8명을 포함한 89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한 당국자는 “이번 조약은 또한 칼레 지역에 대한 영국의 재정적 지원에 대한 논의의 문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일단 영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난민을 프랑스 영토 안에 묶어둘 수 있도록 한 르 투케 조약의 큰 틀은 유지할 방침이다.

◇르 투케 조약 = 2003년 체결된 영국과 프랑스의 국경보호조약. 조약에 따라 영국은 프랑스 칼레에 자국의 국경 검문소를 두고 원하지 않는 난민을 프랑스에 잔류시킬 수 있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