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사회학회 보고서

연령 낮을수록 스트레스 커

40대 중반의 직장인 A 씨는 아내로부터 친구 남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언짢아진다. “누구는 아이를 잘 본다” “돈을 잘 벌어온다” “선물을 잘 사 온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신과 비교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크다고 A 씨는 호소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50대 후반의 의사 B 씨 또한 동료 의사와 환자 수, 임상연구 실적 등이 매번 비교되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주위와 자신을 비교하는 소위 ‘비교 스트레스’가 교육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단체 참여가 많을수록 비교 스트레스는 더 높았다. 최근 사회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혼밥(혼자 밥 먹기)’ 등 혼자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는 실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보건사회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린 ‘단체참여의 양면성과 우울: 사회비교 스트레스의 억제 효과를 중심으로(앙준용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사,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사회정신건강조사 자료의 성인 964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사회비교는 현실을 평가하고 구성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는 주위와 비교당한다는 응답을 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비교할 때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는지를 5점 척도(높을수록 스트레스)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연령이 낮고, 교육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사회비교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별로는 20대가 2.33점으로 스트레스가 가장 컸고 60세 이상이 1.5점으로 가장 적었다. 사회단체 참여가 적은 층의 스트레스가 낮은 현상에 대해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경우 연결망 내에서 경쟁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교육수준별로는 전문대졸 2.22점, 대학 이상 2.00점, 고졸 1.97점, 중졸 1.48점, 초졸 1.36점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비교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