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얘기 잘 풀리면… 정부, 이산가족 상봉 논의 기대

일단 ‘의제는 올림픽참가’ 방침
진행 상황에 따라 거론 가능성
北 종업원 송환과 재공방 우려

17일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송환 문제를 놓고 양측이 또다시 공방을 벌일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날 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대화 흐름을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을 가진 만큼 회담 진행 상황에 따라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수석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지만 북측 대표단이 여종업원 송환을 전제 조건으로 걸면서 무산됐다. 당시 우리 측 대표단은 설 명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2016년 중국 내 북한 음식점에서 집단 탈출해 귀순한 여종업원 12명의 송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섰다. 하지만 정부는 모처럼 조성된 남북 해빙 기류를 활용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성사시킨다는 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9일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공동보도문에 이산가족 상봉 내용을 넣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17일 열리는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북한 대표단 방남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면 우리 측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다시 한 번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이 여종업원 송환을 남북 간 차후 협상에서 카드로 사용하려는 전략이어서 다시금 양측 공방만 벌어질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노동신문 등 각종 성명을 활용해 이들 종업원의 송환을 꾸준히 요구해 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관계자의 외신 인터뷰를 통해 우리 정부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앞서 탈북 여종업원 12명과 북송을 요구하는 김련희 씨를 즉각 송환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송환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탈북 여종업원들이 자유의사에 의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잘 정착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입장을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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