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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가기록관리 태스크포스(TF)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기록원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오히려 적폐논란에 휩싸였다. TF 위원들조차 본 적이 없다는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둘러싼 공방이 법적 다툼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TF 측의 발표 요지는 2015년 3월 당시 박동훈 국가기록원장이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올린 현안보고서에 적힌 ‘8개 위원회의 문제 위원 20명에 대해 향후 임기 도래 시 단계적 교체 추진’이란 문구가 특정 인사를 차별 배제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TF가 ‘문제 위원 8개 위원회 20명 명단’의 실재 여부를 확인할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박 전 원장은 TF 측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문제 위원 20개 위원회 20명’이란 2016년 ICA 서울총회를 앞두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거나 위원회 활동 및 전문성이 저조한 경우, 본인이 고사한 경우 등을 토대로 어림잡아 산출한 수치”라고 했다. 따라서 “8개 위원회 20명은 실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후 (위원 교체 등) 실제 이뤄진 바도 없다”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은 오히려 TF 위원들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국가기록원이 매년 발주하는 300억 원이 넘는 각종 민간위탁사업과 용역에 수년간 관여해온 위원들이 이번 TF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각종 민간 위탁사업 발주시 문제위원이나 업체를 배제토록 하고 있는데, TF가 이 부분에 대해 전혀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TF에서 제시한 장관 보고문서 입수 경위 등 법률위반 여부 등을 검토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의 한 관계자 말처럼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국가기록원이 ‘적폐청산’이란 트렌드에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양수 전국부 부장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