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관련 문건 확보說

대법원이 판사들의 성향 조사를 했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 중인 추가조사위원회가 조만간 활동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밀실 조사’로 진행돼 조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추가조사위는 블랙리스트 문건이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를 사용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전·현직 심의관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이르면 이번 주중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추가조사위는 지난해 11월 15일 출범한 후 2개월간의 조사를 벌였지만, 경과사항 등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며 조사 방식을 두고도 법원 내 이견을 받아들이지 않아 ‘일방통행식 조사’란 비판을 받아왔다. 법원 내에서는 이들의 조사 행태를 보며 이른바 ‘입맛에 맞는’ 자료를 취사 선택해 발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추가조사위는 최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출 상황을 지켜보며 특정 판사의 성향과 동향을 확인한 문건을 확보해 조사 결과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판사는 지난해 연수원 동기 중 선두그룹에 뽑혀 영전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법원행정처 출신의 한 판사는 “블랙리스트라고 한다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명확해야 하는데 추가조사위가 무리하게 엮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