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주곽과 나란히 순장곽 1기를 설치한 새로운 순장 방식의 대가야 묘. 문화재청 제공

고령서 고분 74기 새로 발견
관모-백제, 대도-신라와 닮아

순장곽 1기만 나란히 설치
기존과 다른 순장墓도 발굴

대가야 지배계층의 집단 무덤인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에서 가야 시대에 축조된 무덤 74기가 새롭게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이 시행한 발굴조사에서 대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말경까지 조성된 고분 74기를 비롯해 89기의 유구와 유물 1000여점을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미지 크게보기 신라와의 교류를 확인해 주는 대가야의 삼엽문 환두대도.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대가야의 대외교류를 짐작하는 유물이 발굴됐고, 기존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순장(殉葬) 형식의 묘제도 드러나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구역 제2호 횡구식석실묘(橫口式石室墓, 앞트기식돌방무덤)에서는 금동제 관모(冠帽), 환두대도(環頭大刀, 둥근고리자루큰칼), 말방울(馬鈴), 철제 갑옷편(小札)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됐는데, 대가야가 고구려, 신라, 백제와 활발히 교류를 했음을 밝혀주는 유물이 다수 섞여 있다.

금동제 관모는 백제 관모와 형태적으로 연결되어 제작기술의 교류를 살필 수 있고, 삼엽문 환두대도는 비슷한 형태의 대도가 신라지역에서 출토된 사례가 많아 제작기술에 있어 신라와의 교류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대가야 무사들이 착용하고 사용했을 철제투구와 마구(馬具, 말갖춤)도 다수 출토됐으며, 이 중 말등 기꽂이는 고구려 벽화고분인 통구12호분에 보이는 개마무사의 말 등에 달린 꾸불꾸불한 기꽂이의 모양과 흡사하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지산동 고분군에서 기존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순장(殉葬) 형식의 묘제도 확인됐다. 당시에는 수혈식석곽묘(竪穴式石槨墓, 구덩식돌덧널무덤)에 여러 명을 순장한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조사에서는 주곽과 나란히 순장곽 1기를 설치한 새로운 순장 방식의 묘가 발굴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굴된 무덤은 대부분 소형분이지만 대가야가 삼국과 활발히 교류했음을 또 한번 입증해주는 유물을 다수 포함하고 있고, 새로운 구조의 묘제 역시 확인해 주고 있어 향후 대가야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