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대거배치 정찰기능 강화
트럼프 ‘개입주의 선회’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략 시행을 위해 곧 1000명의 장병을 추가 파병하고 드론 등 새로운 군수물자를 대거 배치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는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르면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의 대테러전이 보통 봄부터 시작되는데, 올해 탈레반과의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아프간에 있는 미군의 병력을 증강하고 확실한 전투태세를 갖추기 위함이다. 또 군용 및 비군용 드론을 추가로 대거 배치해 정찰 및 감시 기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 국방부는 또 헬리콥터와 전차, 대포 등의 군수물자도 추가로 배치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프간 파병 인원을 최대 4000명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현재 9000명 수준의 미군 규모를 최대 1만4000명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대외 고립주의를 표방했던 만큼,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적극적 개입주의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일본·호주·인도 등과 함께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겠다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새로운 외교 전략으로 천명한 바 있다.

WSJ는 이에 대해 “이번 결정은 이라크 및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공간을 줄이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이 역할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자신의 첫 트위터를 통해 최근 파키스탄이 탈레반 등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소탕하고 있는 테러 세력에 안식처를 제공해 대테러전 협력을 방기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추가 파병 계획은 중동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국이 펼쳐 온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군은 IS의 정치적·경제적 근거지였던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를 탈환한 바 있다. 이후 IS 대원들이 중동에서 대거 탈출하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이 진행하는 군사 작전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중동에서 미군의 규모를 급격히 줄일 경우 IS가 틈을 노리고 다시 거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가장 큰 우려는 미국이 너무 빠르게 IS에 대한 관심을 끄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