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대화기류 급물살 타고… 평창서 ‘미니 6자회담’ 성사?

北·美·中 고위급 파견 가능성
日·러시아 참석여부는 미지수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한 데 이어 미국과 중국 등도 고위급 관료의 평창행을 결정 혹은 시사하면서 평창을 무대로 한 북핵 문제 논의 진전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러시아와 일본의 참석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북핵 주요 당사국이 평창에서 모두 모이는 ‘미니 6자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에 부정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대화 여지를 보이고 있어 북·미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관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고려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 파견되지만 올림픽 무대를 활용해 북·미가 직접 대화 테이블에 앉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급물살을 탄 남북대화 흐름에 북한에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올 경우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고위급을 파견한다는 방침이어서 북핵 주요 당사국이 평창에서 회동할 확률이 높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하며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요청받고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폐막식에서 올림픽 행사의 성공적 인수인계가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답변했다.

러시아와 일본의 참석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그동안 남북대화를 강조해온 러시아의 행보로 보아 고위 인사를 파견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검토에 따른 한국 정부의 조치에 항의하는 차원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물론, 정부 인사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결정을 보류 중이다. 하지만 2년 뒤 도쿄(東京)올림픽 개최국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 불참에 따른 역풍과 주요국이 모두 모일 경우 소외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고위 인사를 보낼 가능성이 남아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결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국회 일정을 감안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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