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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性평등’ 위한 연대 미국 영화·TV 드라마 업계의 한 해를 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7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턴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여성 참석자들은 성폭력·성차별에 저항하는 취지의 ‘블랙 드레스’로 레드 카펫을 장식했다. 이날 원로 여배우 메릴 스트리프(왼쪽부터)를 비롯해 여성 시민운동가 아이 젠 푸, 캐서린 제타존스, 앤젤리나 졸리, 니콜 키드먼, 에마 스톤, 전 프로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 등이 검은색 의상으로 시상식장에 나타났으며 남자 배우이자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올 블랙’ 의상으로 등장했다. AP뉴시스
性추행 폭로 ‘미투’ 캠페인 계기
女優, 대응단체‘타임스업’결성
검은 옷 입자는 약속 모두 지켜
남자 배우들도 배지 달고 응원
미국의 성폭력·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연대단체 ‘타임스 업’(Time’s up·이제 행동해야 할 때)을 결성한 미국 여배우들이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장에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참석해 성폭력·성차별에 경종을 울렸다.
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LA 베벌리 힐턴 호텔에서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배우들은 타임스 업 배지(사진)에 줄줄이 블랙 드레스를 차려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미국 여배우들의 왕언니 격인 메릴 스트리프(69)는 어두운색 뿔테 안경에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여성 시민운동가 아이 젠 푸(44)와 함께 포토월 앞에 섰다. 또 원로 여배우 수전 서랜던(72)도 새하얀 셔츠에 검은색 바지정장에 검은색 하이힐을 신었다. 앤젤리나 졸리(43), 앤 해서웨이(36), 에마 스톤(30) 등도 검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 주연상을 받으며 전 세계 여배우 출연료 1위에 올랐던 에마 스톤은 “여성들이 서로 대화하고 우리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고 결속하는 것에서 무엇이 탄생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 배우들의 응원도 돋보였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 제시카 비엘(36)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남편 저스틴 팀버레이크(37)의 의상은 더 강렬한 올 블랙이었다. 그는 정장은 물론 셔츠와 보타이, 구두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도배하고 오른쪽 가슴에는 타임스 업 배지를 달고 나왔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미국 영화·TV 드라마 업계의 권위 있는 행사다. 올해 시상식은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정계와 언론계 등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희롱과 성폭력, 성차별 근절의 포문을 여는 자리가 됐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항상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향하는 경유지였다”며 “그러나 ‘미 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으로 할리우드의 연례적인 잔치가 올해는 집회와 시위의 성격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검은 드레스의 물결은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피해자들의 연이은 폭로로 미 투 캠페인이 불붙으면서 할리우드 여배우와 작가, 감독, 프로듀서, 변호사 등 300여 명이 타임스 업을 결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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