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5일 오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 산란계 농장 입구에서 소방차와 소방대원이 소독을 받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작년 6월 도입결정 이후에
수입·생산 원활히 못 이뤄
예산 부담… 부작용 주장도

포천 AI는 ‘고병원성’확인

조류인플루엔자(AI)의 전국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도입하기로 한 AI 백신의 가금류 접종이 찬반 논란과 준비 부족으로 시행되지 않아 AI 확산 사태를 막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과 현장 수의사들은 AI 예방을 위한 백신 도입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아직도 가축방역심의회에서는 백신 사용을 반대하는 등 백신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일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된 포천 산란계 농장에 대해 정밀 검사를 한 결과, 고병원성 H5N6형 AI가 발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올겨울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겨울 농가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가 확진된 사례는 전남 영암 4건, 고흥 2건, 나주 1건, 전북 고창·정읍 각각 1건, 포천 1건 등 모두 10건으로 늘어났다.

포천 농가를 드나든 차량이 경기 김포·양주·안성, 강원 원주·철원·횡성, 충남 부여 등 다른 지역 44개 농가를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국에 AI 비상이 걸렸다.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해 매몰된 가금류는 80만 마리를 넘어 설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근본적인 AI 대책을 위해 AI 백신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방역당국이 백신 수입과 생산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백신 접종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백신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냈지만, 비용 부담과 부작용 방지 등 보완책을 마련하느라 백신 도입이 늦춰진 것이다. 백신 사용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지난 2015년부터 가금류 살처분을 통한 청정화를 고수할 경우 관련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며 백신 도입을 수차례 정부에 건의했고 현장 수의사들도 기존 개발 백신과 수입 백신을 효능시험을 거쳐 긴급 사용할 수 있고 백신 변이에 의한 인체 감염사례 보고가 없는 점을 들어 백신 정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가축방역심의회 관계자는 “AI의 유전자 변형이 심해 유전자가 일치하는 백신을 만들기 어렵고 비용 부담은 물론 인체 감염 우려로 살처분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백신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포천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