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IT조사기관 가트너 예비조사

SK하이닉스도 사상 첫 ‘3위’
韓 반도체 수출 100兆 돌파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한 지 34년 만인 2017년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최강 자리에 올랐다는 미국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의 예비 조사 결과가 나왔다. SK하이닉스도 처음으로 3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단일 품목으론 처음으로 100조 원대를 돌파했다.

5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1992년 이래로 인텔이 독점해온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PC 왕국의 맹주’로 군림해 온 인텔은 이로써 25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스마트폰·빅데이터 혁명이 촉발한 메모리 초호황이 반도체 최강자 간의 희비를 갈랐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52.6% 성장한 612억 달러(약 65조 원·점유율 14.6%)를 기록했다. 반면 인텔은 같은 기간 6.7% 성장하는 데 그쳐 577억 달러(13.8%)로 삼성에 못 미쳤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무려 79%나 증가한 283억 달러(점유율 6.3%)로 미국 퀄컴과 브로드컴을 누르고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64%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22% 늘어난 4197억 달러를 기록했다.

앤드루 노우드 가트너 부사장은 “메모리 시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고, 그중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는 지난 한 해 동안 공급 부족 사태에 힘입어 각각 44%와 17% 상승했다”면서, 다만 “중국이 뛰어들면서 낸드플래시는 올해, D램은 내년부터 가격이 약세로 바뀔 것이고, 브로드컴이 퀄컴·NXP 합병을 올해 마무리하면 삼성전자는 2019년에 3위로 내려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5%로, 인텔(13.9%)을 누르고 2017년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고 지난해 11월 밝힌 바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국내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57.4% 증가하면서 단일 품목 최초로 연간 수출액 900억 달러(979억 달러·약 104조 원)를 돌파, 1994년 우리나라 총 수출액(960억 달러)을 웃돌았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지난해 수출(총 5739억 달러)의 17%를 반도체가 차지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