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희비가 엇갈렸다. 조 전 수석은 검찰이 두 번째로 청구한 구속영장마저 법원에서 기각되며 대기하고 있던 서울구치소에서 즉각 풀려났다. 반면, 석방을 기대하며 요청한 우 전 수석의 구속적부심은 기각됐다.

28일 새벽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구속영장심사를 받은 조 전 수석에 대해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 등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수사 및 별건 재판의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관련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7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조 전 수석은 석방 5개월 만에 마주한 재구속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 조 전 수석은 검찰의 국정원 수사 등에서 청와대 정무수석 때 매달 500만 원씩 약 5000만 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혐의와 허현준 전 청와대 비서관이 기업들을 압박해 관제시위를 벌이는 보수 단체들에 수십억 원을 지원하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은 구속영장심사에서 “돈을 주니 건네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