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양국 관계 회복” 해명하자
前정부 외교라인 관계자 반박

“朴, 두차례 방문 활발한 협력
黃대행 때 ‘형제의 나라’ 언급
우주 탐사 MOU까지 체결해”

한병도 “근거없는 의혹 제기
차후 원전 수주 악영향 우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이 박근혜 정부 때 소원해진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것이었다는 청와대 해명에 대해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고위 관계자가 전 정부와 UAE 관계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청와대의 임 실장 UAE 방문 목적에 대한 말 바꾸기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당시 UAE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와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라인 고위 관계자는 2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말하는 전 정부와 UAE 사이의 문제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두 차례(2014년, 2015년)나 UAE를 방문하는 등 양국 사이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접어든 뒤 물리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권한대행체제 아래에서도 한국과 UAE는 우주 협력까지 논의하는 등 특히 경제 분야에서 활발하게 협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동 국가들과 협력할 일이 있을 때마다 UAE는 꼭 포함시켰고, 걸프협력회의(GCC)에서도 UAE는 가장 중요한 나라였다”면서 “UAE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언급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두 달여 앞둔 시점이던 지난 1월 11일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와 전화 통화를 하며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등을 평가하고 올해 안에 바라카 원전 1호기를 예정대로 준공하기로 한 바 있다. 당시 통화에서 모하메드 왕세제는 “한·UAE 양국은 특별하고도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관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양국 간 진행 중인 모든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 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양국은 원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우주 협력으로도 확대, 지난 1월 31일 아부다비에서 당시 미래창조과학부와 UAE 우주청 간 우주 탐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의 방문 목적에 대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수석은 “논의 사항은 양국관계에 전략적 동반관계를 더욱더 증진시키자는 것”이라며 “원전 4기가 UAE에서 2020년 완공 목표로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근거 없는 내용을 재생산하면서 차후 원전 수주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의 방문과 관련해 카타르의 LNG 수입 차단, UAE에 국산 미사일 요격 시험장 건설 등과의 연계설도 불거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