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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 정웅인 · 김여진
‘리차드 3세’원캐스트 공연
“고전극이 주는 매력 즐기길”

“관객들이 ‘저 배우, 영화 그만하고 연극만 했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잘하고 싶다.”(황정민·사진 왼쪽) “매년 연극 한 편씩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쉽지 않았다. 이번에 서는 예술의전당은 (연극인으로서) 꿈에 그리던 무대다.”(정웅인·오른쪽) “연극 무대는 제게 밥심이다. 그동안 밥 먹은 지 너무 오래됐다.”(김여진·가운데)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종횡무진해 온 베테랑 배우들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천만 배우’ 황정민은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고 정웅인과 김여진도 각각 3년, 6년 만이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내년 2월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리차드 3세’. 화려한 무대장치와 극적 설정으로 승부하는 현대극이 아니라,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특히 신체 장애에도 불구하고 뒤틀린 권력욕과 지배욕으로 왕위에 오르는 리차드 3세(황정민)에서부터 리차드의 음모에 휘말려 죽음을 맞는 맏형 에드워드 4세(정웅인), 이를 지켜보며 살아남고자 고군분투하는 엘리자베스 왕비(김여진)까지 강렬한 캐릭터의 면면이 돋보이는 작품이어서, 출연 배우들의 자세도 사뭇 진지하다.

한 달여간 총 30회의 공연을 13명의 배우가 원 캐스트로 책임지며 최근 공연계의 더블·트리플 캐스팅 관행을 비켜 갔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공연 개막에 앞서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8년 ‘웃음의 대학’이라는 작품 후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게 돼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멋쩍게 웃은 황정민은 곧 자세를 고쳐 앉고 “연극하는 후배들을 위해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서울예대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기도 한 황정민은 “선배들이 하는 고전극을 보면서 자라고 배웠던 내가 이제 선배가 됐다. 지금 연극을 좋아하고 예술을 하려고 하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작품이 뭘까 생각했을 때 이 작품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출연 뒤 곧바로 연습에 합류하는 정웅인은 “고전극이 주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 물론 고전극에 선입견을 갖고 오는 분도 있겠지만, 보고 나면 음모와 배신 등 주변의 여러 상황이 지금 시대를 사는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반성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