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복과 톳이 함께 올려진 ‘해초전복솥밥’.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지만 실제 맛을 보면 쫄깃한 전복은 전복대로, 꼬들꼬들한 톳은 톳대로 고유의 풍미를 자아내며 수저를 놓지 못하게 만든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전복,진시황이 즐기던 장수음식
회·구이·장아찌로 먹을수있고
내장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어

톳, 활성산소 줄여 노화방지
칼슘·철분 많아 성장에도 좋아
데치고 살짝 볶으면 풍미 으뜸

매해 스스로에게 과제를 주듯 지역을 정해 식재료집중탐방을 다니고 있는데, 올해 중점지역은 제주도였다.

제주의 여러 곳을 다니며 다양한 향토음식과 해산물 요리들을 경험했다. 구살국(성게국), 깅이콩장(게콩조림), 고사리전, 성게국수, 전복죽, 오분자기 해물뚝배기, 갈치국, 된장물회, 해산물솥밥 등 하나같이 개성 있고 맛도 영양도 좋은 음식들이다.

그중에서도 감칠맛으로 치면 해산물솥밥이 당연히 으뜸이다. 신선한 제주의 해산물과 여기에 바로 지은 뜨끈한 밥맛은 굳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다. 추운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식으로도 제격이라, 제주 해산물솥밥을 응용한 건강요리 ‘해초전복솥밥’을 소개하고자 한다.

해초전복솥밥의 핵심 재료는 전복과 톳이다. 전복은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리며 예로부터 귀하게 대접받아 온 해산물이다. 중국 진시황제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위해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전복을 ‘복어(鰒魚)’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며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으며 종기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라고 기록돼 있다.

전복은 한여름에 삼계탕에 넣어서 전복삼계탕을 만들어 보양식으로 먹고, 다르게는 전복전골, 전복장아찌 등으로 먹기도 한다. 전복을 살짝 졸인 전복초, 숯불에 구워서 담아낸 전복구이 등 다양한 요리들이 있다. 고단백, 저지방이라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좋고 아연, 타우린 등 아미노산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며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이 들어 있어 체내 영양소 공급과 면역력 향상에도 좋다.

전복은 바위에 붙어 갈색 조류를 먹고 사는데, 그 덕에 전복은 살뿐만 아니라 특히 내장에 해초 성분이 다량 농축돼 맛, 향, 영양이 뛰어나다. 전복 내장만 따로 분리해 담근 젓갈인 ‘게우젓’은 ‘없어서 못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싸고 희귀한 음식이다. 단, 산란기인 4월과 5월에는 내장에 독성물질이 있으니 그 시기에 채취한 전복 내장은 피하는 게 좋다. 다른 때는 내장에 독소가 없으므로 마음 놓고 먹어도 된다.

대규모 양식 덕분에 비교적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지만 전복이 요리에 들어가면 그 요리는 바로 명품요리로 격상된다. 심지어 평범한 인스턴트 라면에 전복을 넣은 ‘전복라면’조차 값이 비싸게 매겨져도 고개를 이내 끄덕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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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명품 식재료인 전복을 더욱 빛나게 하는 해초가 바로 톳이다. 톳은 제주도의 대표적인 구황작물(救荒作物)이다. 식량이 부족했던 보릿고개 시절에 곡식을 조금 섞어서 톳밥을 지어 먹었다고 한다.

영양상으로 톳과 전복의 조합은 우수하다. 톳은 ‘바다의 불로초’로 비유되기도 하는데, 톳에 함유된 항산화성분이 활성산소를 줄여줘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톳에 들어 있는 각종 미네랄과 식이섬유는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시켜 혈액순환과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칼슘, 마그네슘, 철분 등 무기염류가 많아 성장발육과 건강에 좋다.

톳은 해초전복솥밥을 할 때 한번 데치고 살짝 볶은 다음 전복과 함께 넣어 밥을 짓는데, 전복은 전복대로 톳은 톳대로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두 식재료가 잘 어우러져 감칠맛을 한층 올려준다.

톳 대신 감태, 파래 등 다른 해조류들로 솥밥을 지어도 맛이 좋다. 맛과 영양 면에서 시너지를 내는 전복과 톳으로 정성스럽게 지어낸 해초전복솥밥은 겨울철 손님 접대는 물론 가족웰빙 건강식으로도 더없이 좋은 메뉴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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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전복과 톳이 함께 올려진 ‘해초전복솥밥’.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지만 실제 맛을 보면 쫄깃한 전복은 전복대로, 꼬들꼬들한 톳은 톳대로 고유의 풍미를 자아내며 수저를 놓지 못하게 만든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재료(2인분 기준)

쌀 2컵, 전복 4마리, 톳 반 줌, 실파 3줄기, 모시조개 10개, 대파 1/3줄기, 마늘 1개, 청주 약간, 들기름 약간, 파래장 소스(김 3장, 물 1/2컵, 참기름 1과1/2큰술, 구운소금 1/4T, 국간장 1/2T)

만드는 법

1.쌀은 깨끗하게 씻은 후 30분 정도 불려둔다.

2.전복은 깨끗한 솔로 세척 후 찜솥에 10분간 찐다. 이때 청주를 조금 찜솥에 붓고 다시 찐다.

3.찐 전복은 내장과 전복 살을 나누어 내장은 조개육수에 넣어 함께 갈아주고 전복은 편으로 썰어서 준비한다.

4.톳은 1분간 데친 후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제거하고 들기름 1/2T과 국간장 1/2T을 넣고 볶아준다.

5.불린 쌀에 볶은 톳과 전복을 넣고 내장육수를 부어서 밥을 짓는다. 이때 센 불에서 5분, 중불에서 5분, 약한 불에서 3∼4분 뜸을 들여준다.

6.김을 가로 세로로 잘게 자르고 물, 참기름, 구운소금, 국간장을 한데 섞어 파래장 소스를 준비해둔다.

7.밥이 다 되면 실파 고명을 올려서 해초전복솥밥을 완성하고 파래장 소스와 함께 내놓는다.

조리 Tip

1.전복을 고를 때는 전복살에 광택이 나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으며 만져봤을 때 탄력 있는 것이 좋다. 색깔은 살 가운데는 노란색을 띠고 바깥 테두리는 선명해야 신선하다.

2.전복을 손질할 때는 수세미나 솔로 앞부분의 이물질을 제거한 후 칼을 껍데기 사이에 넣어 전복을 완전히 떼어낸다. 가위로 내장을 떼어내고 이빨 부분을 제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