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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선제 매입 등 효과적 추진
내년 247억원 기반시설에 투입
마장동·영등포역 등 거점 설계

서울시가 내년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인 ‘도시재생’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전국 최초로 전용 기금을 운용한다. 장기간 유동적으로 이뤄지는 사업 특성에 맞는 재원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산 운용 제약을 덜게 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338억9700만 원 규모의 ‘도시재생기금’을 운용한다고 19일 밝혔다. 박 시장이 공약 사업으로 내세웠던 도시재생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채택, 이달 전국 68곳이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추진을 위해 별도의 전용 기금을 운용하는 것은 전국 최초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내년 기금의 73%인 247억3100만 원을 도시재생 기반시설 조성에 투입한다.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인 마장동축산물시장 일대와 영등포역, 창동, 수유동 등 8곳에 거점 공간을 매입하고 설계하는 데 쓰기로 했다. 주민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추진하는 사업 특성상 주민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홍보와 교육, 주민공모사업 지원 등에도 91억5600만 원을 편성했다. 기금의 재원은 서울시로 귀속되는 과밀부담금 중 절반으로 마련했다. 과밀부담금은 서울시에서 일정 규모 이상 건축하는 건축주가 내야 하는 부담금으로, 서울의 지속적인 지가 상승 추세와 꾸준한 건축 수요 때문에 향후 기금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시가 기금을 별도 운용하게 된 이유는 도시재생사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예산 체계 때문이다. 그동안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로 추진돼왔지만 주민 의사에 따라 중도에 사업 내용이 변경될 경우 애초 확보한 예산을 제때 쓰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예산을 집행할 시점에 시설 매입가격이 올랐거나, 적정한 가격에 시설을 선제 매입해야 하는 경우엔 되려 예산이 없어 효과적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내년부터 기금이 운용됨에 따라 그동안 제기된 어려움 없이 융통성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진희선 도시재생본부장은 “주민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을 적시에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안정적으로 기금을 운용해 전국적으로 그 성과가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