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가격 훨씬 밑돌아
KT&G는 “인상계획 없어”
세금인상 불구 시장 품귀현상

세금 인상에도 불구,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 인상 우려가 ‘찻 잔 속 미풍’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관련 시장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판매에 탄력이 붙은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격부담이 사라지면서 당장 2018년 상반기의 판매량도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PM) 코리아는 오는 20일부터 ‘아이코스’ 전용담배 ‘히츠’의 소비자가격을 4300원에서 4.6% 올린 4500원에 판매한다. 일반 궐련 담배와 같은 수준으로, 애초 시장에서 점쳤던 최소 5000원 대 인상을 훨씬 밑돈다.

PM 코리아는 “일반 궐련 담배에서 아이코스로 바꾸려는 성인 흡연자들의 선택권을 해치지 않는 가격수준을 고심했다”고 말했다. 개별소비세 외에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등도 인상되는 여파로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불안감을 잠재워 사재기,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고 부연했다.

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BAT)코리아도 ‘글로’의 전용담배 ‘네오스틱’ 가격을 4300원에서 올릴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지만 큰 폭으로 올리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KT&G는 이미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외국계 담배회사는 세금이 인상되면 큰 폭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다며, ‘표적증세’, ‘경영활동 저해’, ‘투자·고용 위축’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3사 간에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하고 판매량도 지속해서 늘면서 가격부문 변수는 수그러들게 됐다. KT&G는 물량 부족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100만대 판매 전망이 나오고 있다. PM 코리아는 히츠 설비 증설을 위해 46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BAT 코리아는 판매망 확대와 함께 네오스틱 신제품을 출시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폭의 가격 인상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성과 경쟁 현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