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반기문 前총장 홍콩서 강연
“트럼프 분열 일으키는 원인”

반기문(사진) 전 유엔 사무총장이 14일 북핵 문제를 인류가 직면한 3대 위기로 규정하며 “어떤 국가도 홀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반 전 총장은 14일 홍콩 JW메리어트호텔에서 비영리재단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개최한 갈라 디너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이루더라도 북한에 돌아오는 것은 고립과 몰락뿐일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어떠한 국가도 고립된 상태에서 유지될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가장 위험한 안보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면서 “파리협약 탈퇴,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등 일방적인 외교 정책은 세계에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미국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등의 가치를 수호하면서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 모두에서 세계를 이끈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이 진정 세계를 선도하길 원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리더십으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핵 문제와 중동 위기, 지구 온난화를 세계 인류의 3대 위기로 꼽았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은 지정학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세계 각국과 유엔은 중동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