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충동범행 재범 위험”
2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도

지난 6월 경남 양산에서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아파트 외벽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작업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이동식)는 15일 살인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늦은 밤이나 새벽이 아니었고 피해자가 튼 음악 소리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크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피고인은 알코올 사용 장애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충동적이고 공격적으로 사람을 살해할 만큼 인지나 사고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고 심신이 미약한 상태까지 갔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 가족은 영문도 모른 채 가장을 잃고 우울증과 수면 장애를 앓는 등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빠졌다”면서 “피고인은 이들의 고통을 위로하거나 용서를 구하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살인 범죄는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면서 “술을 마시면 충동적인 범행을 하는 피고인의 전력 등을 고려했을 때 재범 위험성이 커 피고인을 사회와 무기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6월 8일 오전 8시 13분쯤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옥상 근처 외벽에서 밧줄에 의지한 채 작업을 하던 B(46) 씨가 켜놓은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옥상으로 올라가 칼로 밧줄을 끊어 B 씨를 13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함께 작업하던 C(36) 씨의 밧줄도 잘랐지만, C 씨는 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숨진 B 씨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생후 27개월까지 5남매, 칠순 노모 등 일곱 식구를 부양하는 가장임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