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오전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는 모습.2017.11.27 [연합뉴스 자료사진]

- 법조계 의견 분분

“공무원 신분이라 더 높을 것”
“뇌물 직접 안 받아 낮을 것
前대통령 예우 감안” 관측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최순실(61) 씨에게 징역 25년이 구형된 가운데, 최 씨와 공범으로 엮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예상 형량에 대한 법조계 의견이 분분하다.

15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전날 검찰이 최 씨의 삼성 뇌물수수 등 총 18개 혐의에 대해 징역 25년의 중형을 구형한 것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이 13개 혐의에서 최 씨와 공모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만큼 최 씨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형량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얼마나 잘 입증하고 재판부가 어떻게 심증을 형성할지가 관건이겠지만, 뇌물범죄에서는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이 신분범으로서 오히려 더 높은 형량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측이 전날 결심(結審) 공판에서 최 씨에 대해 “범죄로 얻은 이익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직접 받은 당사자가 아니란 점에서 최 씨보다 형량이 낮게 나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최 씨의 뇌물 수수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실제로 뇌물을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받아들여지면 형량이 최 씨보다 더 낮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감안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공판은 향후 주 3회씩 열기로 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 2월 중 변론이 종결돼 1심 선고가 나올 전망이다.

검찰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권력을 악용해 법 위에서 국정을 농단했던 것으로, 엄중한 단죄만이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 씨에 대해 징역 25년형에 벌금 1185억 원, 추징금 77억9735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씨가 삼성·롯데·SK로부터 받거나 요구한 뇌물 총액 592억여 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벌금형으로, 이 중 ‘정유라 승마지원’ 명목으로 삼성으로부터 직접 받은 뇌물 금액 77억여 원을 추징금으로 환수해달라는 얘기다. 검찰은 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해서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 원·뇌물로 받은 가방 2점과 추징금 4000여 만 원을 구형하고,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겐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1월 26일 열린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