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단체마다 수정 촉구
“기준 모호하고 남용될 우려”

2018년 1월 시행할 종교인 소득 과세를 놓고 납세 권익 전문 시민단체들이 ‘과다 특혜’와 함께 남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소득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에 대한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앞서 14일 종료된 입법예고 기간에 들어온 의견을 토대로 보완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보수 개신교계가 강력한 조세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반발해 추이가 주목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가 종교인 소득 과세와 관련해 입법 예고한 소득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에 대해 종교활동비에 월정액의 한도를 설정하고 세무조사 특혜 조항 삭제 필요성을 담은 의견서를 기재부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종교활동비는 소득세법이 정한 위임범위를 벗어났고 실제로는 과세소득을 줄일 여지가 크므로 조항을 삭제하거나 일반 근로자처럼 월정액의 한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제19조 제3항 제3호는 ‘종교 관련 당사자가 소속 종교단체의 규약 또는 소속 종교단체 의결기구의 의결·승인 등에 의하여 결정된 지급기준에 따라 종교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금액 및 물품’을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했다.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합회도 과세 정상화를 바라는 성명서를 통해 “종교활동비는 구체적인 기준이 모호한 자의적 항목으로 종교인 소득의 비과세 범위를 너무 포괄적으로 인정해 남용될 수 있다”며 “종교인에 대한 월급 중 과세하는 사례금을 매우 적게 하고 비과세되는 종교활동비의 비중을 매우 많게 하면 낼 세금이 거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는 지나친 특혜”라고 지적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종교인 소득에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다른 근로자와 비교해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납세자연맹은 종교인 종교활동과 관련된 지출비용을 구분 경리(구분 회계)할 경우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고 종교단체에 대해서만 세무조사 전에 수정신고 안내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방식은 종교인만 누리는 특혜조항으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