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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 김준사장이 크게 키운 ‘중한석화’ 韓中협력모델로 주목

中 국영 기업 시노펙 손잡고
4년 영업益 1조3000억 돌파
7400억 설비 재투자 발표도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하고
안하던 것을 새롭게 잘하자”
석유사업 외 배터리도 강화

13일 열린 ‘한중비즈니스포럼’에서 대표적 한중경제협력 모델로 주목받은 기업이 화제가 됐다.

SK 이노베이션과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과 합작해 세운 SK중한석화다. 경제계가 한중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해소의 돌파구를 기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SK중한석화의 성공 사례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계는 성공적인 합작의 배경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치밀한 전략과 김준(사진) SK이노베이션 사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있었다고 평가한다.

SK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중국 프로젝트인 SK중한석화는 최근 4년간 1조3000억 원 이상의 영업 이익을 올렸다. 올해도 이미 3분기 만에 세전 이익 5300억 원을 올리며 연간 목표치인 4100억 원을 조기에 초과 달성했다. 지난달에는 7400억 원 규모의 설비 효율화 재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합작 성공의 원동력으로 SK그룹의 ‘딥 체인지(deep change)’전략을 손꼽는다. 딥 체인지는 지난 2016년 최 회장이 SK그룹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불확실성이 증가한 경영환경에서의 서든데스(Sudden Death·급사)를 피하는 방안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김 사장은 올해부터 SK이노베이션 계열을 총괄하는 사장을 맡아 석유사업을 하는 회사를 에너지 화학 사업의 정체성을 갖는 기업으로 만들어 성장시킨다는 전략인 이른바 ‘딥체인지 2.0’을 선언했다. ‘잘하고 있는 것을 훨씬 더 잘하고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었다. 전통 주력 사업인 석유사업 외에도 배터리, 고부가 화학사업 강화에도 중점을 두는 전략을 펴면서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김 사장은 평소 회의 석상에서 “경영 전쟁터를 여름이 짧은 알래스카에서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딥체인지다” 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외부 환경을 많이 받는 업종의 특성상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중심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지난 5일 있었던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제54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및 자회사 통합 245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