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2골 주인공 ‘나야 나’ 대표팀의 김상욱(왼쪽)이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캐나다와의 1차전에서 첫 번째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 유로 채널원컵서 사상 첫 맞대결 … 예상 깨고 ‘2-4’ 석패

美 ESPN “162대 0 예상” 조롱
김상욱, 동점·역전슛‘2골’기염
수문장 달튼, 56개중 53개 방어

男대표팀, NHL출신 加 상대로
한때 1점차 리드 등 ‘이변’ 연출

아이스하키 한국-캐나다의 경기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비유됐다. 한국의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은 21위, 캐나다는 1위. 캐나다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3연패를 노린다. 그래서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애널리스트인 그레그 위신스키는 “캐나다가 한국을 만나면 162-0으로 이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대표팀에는 조롱인 셈. 하지만 한국과의 경기를 몸풀기 정도로 여긴 캐나다는 혼쭐이 났다.

한국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캐나다와의 1차전에서 2-4로 패했다. 비록 졌지만, 세계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2점 차 승부를 펼쳤다는 건 엄청난 성과이자 이변으로 꼽힌다. 한국이 캐나다와 맞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은 1피리어드 2분 57초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2분 뒤 ‘형제 국가대표’가 동점골을 합작했다. 형 김기성(32·안양 한라)이 시도한 슈팅이 캐나다 골리에게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동생 김상욱(29·안양 한라)이 가볍게 넣었다. 1피리어드 17분 44초엔 푸른 눈의 국가대표 마이크 테스트위드(30·하이원)가 때린 강한 슛을 김상욱이 골대 앞에서 방향을 돌려 추가 득점을 올리면서 2-1로 앞서나가는 ‘이변’을 연출했다. 3피리어드 막판까지 1점 차로 뒤진 대표팀은 수문장 맷 달튼(31·안양 한라)을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으나 엠티넷 골(골리를 뺀 상황에서의 실점)을 허용했다.

대표팀은 유효슈팅 수에서 10-57로 열세였지만 달튼이 슈팅 56개 중 53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 쇼를 펼쳤다. 달튼의 선방률은 94.64%에 이른다. CBS캐나다는 달튼을 “우수하다(Excellent)”고 칭찬했다. 캐나다 대표 25명 중 23명이 NHL 경력을 지니고 있고, 특히 공격진 15명은 전원 NHL 출신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주눅 들지 않았다. 김상욱은 “캐나다라고 해서 특별히 부담을 느끼지 않았고, 똑같은 선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채널원컵은 캐나다와 러시아(랭킹 2위), 스웨덴(3위), 핀란드(4위), 체코(6위) 등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국이 참가하는 ‘올림픽 전초전’이다. 대표팀은 15일 오후 9시 핀란드와 2차전, 16일 오후 7시 스웨덴과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캐나다, 체코, 스위스(7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 한국 출신 최초의 NHL 선수인 백지선(50) 감독은 2014년 8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 NHL 공격수 출신인 박용수(41) 코치가 백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달튼, 테스트위드 등 귀화 선수들이 가세했고 김기성-상욱 형제 등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절묘한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다.

대표팀의 목표는 평창동계올림픽 8강 진출. 백 감독은 “출전에 의미를 둔다면 올림픽에 나간 것으로 만족하게 된다”며 “메달을 꼭 획득하겠다는 생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신들린 선방쇼 대표팀의 수문장 맷 달튼(오른쪽)이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캐나다와의 1차전에서 슛을 막아내고 있다.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