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연쇄 금리인상 강력시사

국회 제출 금융안정보고서서
“경기 회복에 소득·수익 개선
가계·기업 부담 크지 않을듯”

한국은행이 14일 “대출금리를 1%포인트 올려도 가계와 기업 모두 부담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내년에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한은 역시 내년 초부터 최대 네 차례까지 연쇄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2017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가계 및 기업 모두 금리 100bp(1%포인트)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부담의 증가 정도는 소득, 금융자산 및 영업이익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대체로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됐다”며 “향후 경기회복에 따라 가계 소득과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부담 증가는 어느 정도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한은은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므로 1%포인트까지 네 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 이날 보고서는 한은이 당장 내년 초부터 0.25%포인트씩 네 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가계와 기업에 큰 영향이 없다는 거시경제 전망과 자신감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소한 이자 부담 면에선 내년 추가 금리 인상 결정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국회에 정식 보고되고, 앞으로 한은 금융통화위원들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선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깜빡이’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날 국내 외환시장에선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금리 정상화 속도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5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6.1원 내린 1086.4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선제적 자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고 차관은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김만용·박민철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