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등 가스공급 중단돼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 동부 바움가르텐에서 발생한 가스 설비 폭발 사고로 12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공급 차질에 따른 혹독한 겨울이 도래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석탄 화력발전 가동률을 최대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슬로바키아 국경 인근 바움가르텐 지역은 주요 천연가스 공급 교점으로 러시아 등으로부터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들여와 유럽 각지로 보내준다. 오스트리아 경찰에 따르면 바움가르텐 가스 설비 폭발 사고는 12일 오전 8시 45분쯤 일어났다. 천연가스 공급 설비가 폭발하면서 불꽃이 크게 일고 불기둥까지 관측됐지만 불길이 주변으로 더 번지지는 않았다. 오스트리아 소방대는 1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으며 이 중 1명이 중태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와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가스 커넥트 오스트리아는 즉시 시설을 폐쇄하고 남유럽으로의 수송을 중단했다. 가스 커넥트 오스트리아 관계자는 “이번 폭발 사고로 오스트리아 남부와 남동부 천연가스 공급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가스관은 헝가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등에 연결돼 있지만 바움가르텐 천연가스 공급 설비에 대한 이탈리아의 의존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북해 송유관을 운영하는 이네오스(INEOS)가 송유관에서 균열을 발견하고 가동을 중단한 것도 유럽의 가스 대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네오스가 운영하는 북해 송유관 네트워크 포티스파이프라인 시스템(FPS)은 수리를 위해 가동을 몇 주 동안 중단하기로 했다. FPS는 북해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의 약 40%를 영국으로 운반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