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바른 역사인식 촉구’ 분석
노영민 駐中 대사도 행사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하는 13일 오전 열린 난징(南京) 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당정 주요 지도자가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중국 전역 20곳에서 동시에 열려 뜨거운 추모 열기를 반영했다. 당초 문 대통령 영접을 이유로 불참하기로 했던 노영민 주중 대사도 전날 저녁 난징으로 향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오전 10시부터 장쑤(江蘇)성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에서 국가 주도로 거행된 추모식에 시 주석 이외에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주요 지도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은 중국 국영 CCTV와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 기념식에 시 주석이 참석한 것은 2014년 첫 행사 이후 3년 만이다. 추모식은 난징 외에 선양(瀋陽) 9·18 역사박물관, 상하이 항전기념관 등 전국 20개 도시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중국 매체들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이 대규모로 거행되는 것은 학살 희생자에 대한 사과를 포함해 바른 역사 인식을 일본에 촉구하려는 뜻이 담겼다고 전했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당시 1937년 12월 13일부터 1938년 1월까지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했던 일본군이 30만 명 이상(중국측 추정)의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중국 정부는 2014년 2월 입법 형식으로 매년 12월 13일을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로 정했다. 이날 추모식 준비를 위해 기념관은 지난달 20일부터 폐쇄됐지만 전국 각지에서 온 중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관을 찾았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운영하는 런민왕(人民網)은 추모의 의미로 이날 홈페이지를 흑백 화면으로 바꿨다. 이날 행사에는 노 대사도 참석했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당초 대통령 영접 때문에 상하이 총영사관을 보내려고 했지만 급하게 행사 참석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