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2일 일본 도쿄에 있는 편의점업체 로손의 본사에 설치된 편의점에서 스리랑카 출신의 한 아르바이트생(오른쪽)이 진열대 위 상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中) 편의점 업계로 본 소매시장

稅 인하 등 기업 氣살리기 효과

주부 취업·정규직화 증가따라
음식 사다먹는‘나카쇼쿠’확대
간편식 등 편의점 매출‘큰 몫’

로손, 年 500여개씩 신규매장
대졸신입 채용도 6년새 4배로
외국인 고용해 해외진출‘포석’

일본 경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편의점 등과 같이 체감경기의 시금석 중 하나인 소매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는 매년 수백 개의 편의점이 새로 생겨나면서 관련 인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해외 사업 전개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양적 완화 성공에 힘입어 법인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세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도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감세로 대표되는 ‘기업 기(氣) 살리기’ 지원정책은 일본 경제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12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의 JR오사키(大崎)역 인근에 위치한 일본의 3대 편의점 체인업체 중 하나인 ‘로손’의 본사. 로비에서 회사를 방문하는 수십 명의 외부인과 이를 맞이하는 로손 측 관계자들이 바쁘게 오가는 모습은 한참 활기를 띠고 있는 일본의 경제상을 반영하는 듯했다. 로손 측 관계자는 “2017년 현재 일본 전국에 본사 직영점 및 가맹점을 포함해 약 1만4000개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로손은 최근 약 5년 사이 해마다 약 500개의 신규 점포가 늘어나고 있고 연간 매출도 그에 상응하는 만큼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손은 대졸 신입사원 채용도 점점 늘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2010년에는 88명, 2011년에는 58명까지 줄었던 본사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2015년 118명, 2016년 174명, 2017년에는 209명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이 줄었던 2011년에 비해 약 4배로 늘었다. 본사의 외국인 직원도 현재 150여 명에 이른다. 특히 외국인 직원의 약 90%는 중국과 한국 출신이다.

일본의 편의점 업계는 전반적으로 사업이 확장되는 추세일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전개를 위한 준비도 속속 추진하고 있다.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는 외국인 기능실습제도(외국인이 일본에 입국해 각종 기술을 배우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체류 기간을 갱신하도록 하는 제도)의 대상에 편의점 운영업무를 추가해 달라는 신청을 이르면 내달 초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건설, 봉제, 농업 등 77가지 업종으로 기능실습 대상이 한정돼 있지만, 여기에 ‘숙련된’ 편의점 운영도 외국인의 기능실습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의 편의점에서 경험을 쌓은 외국인 실습생들에게 나중에 모국에서의 편의점 전개를 맡기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일본 편의점 업계의 이 같은 인력 수요 증가는 경기 확대 국면을 맞은 일본의 경제 상황과 관계있다는 것이 일본의 취업시장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 2012년 12월 말 아베 신조 총리의 재집권 이후부터 본격 가동된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에 따라 기존에 주로 살림을 전담하던 가정의 주부도 직장의 정규직이나 파트 타임 등의 여러 일자리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도쿄의 한 취업시장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이른바 ‘나카쇼쿠’(中食·외식과 달리 집 밖에서 산 음식을 집 안으로 가져와 먹는 것) 현상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고, 편의점과 같은 소매시장의 매출과 인력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중순 발표된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정사원은 3483만 명으로 전월보다 76만 명이 증가했다.

도쿄 = 글·사진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