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2박3일 일정 訪日
韓·日 군사동맹 연관 주목

“北核 대처하는 유일한 수단
日 고위층과 실현방안 논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일본 출국에 앞서 “북한·중국·러시아의 사회주의 핵 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이제 우리도 한국·미국·일본의 자유주의 핵 동맹을 해야 할 때”라며 방일 기간 중 일본 고위층과 그 실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상황이긴 하지만, ‘한·미·일 핵 동맹론’은 극도로 민감한 사안인 ‘한·일 군사동맹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 최고 지도자들과 (대한민국 국민) 5000만이 핵 인질이 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박 3일간 일본을 방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미·일 핵 동맹이 군사동맹을 의미하냐’는 질문에 “그런 뜻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러는 사회주의 핵 동맹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맞서 한·미·일이 자유주의 핵 동맹을 하는 게 북핵에 대처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를 넘어 ‘핵 동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홍 대표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의 ‘3노(No)’ 정책(사드 추가 도입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군사 동맹 발전 차단)과 배치될 뿐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기조와도 거리가 있다.

역대 정부들도 북핵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 미·일 동맹으로 나뉜 3국 간 군사공조 체제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고민은 했지만, 한·미·일 군사동맹을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논란과 독도 영유권 갈등 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자칫 일본과 군사동맹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간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재인 정부 역시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지만, 군사동맹을 맺지는 않을 것”이라고 누차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홍 대표의 ‘한·미·일 핵 동맹론’이 일반적인 의미의 ‘한·일 군사동맹’ 추진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실제로 홍 대표는 ‘한·일이 군사동맹을 맺으면 일본과 북한이 전쟁 시 우리가 북한을 공격한다는 의미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너무 나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중국은 단 한 번도 북핵을 억제하는 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지 중국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은지·송유근 기자 eun@munhwa.com